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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회장's 부린이 스토리

첫 경매 낙찰 물건 명도를 앞두고(1) - 배당도 전부 받아가는데 버틴다?

by 채회장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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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경매로 처음 낙찰받은 물건의 명도 날짜가 잡혔다.
사실은 명도일이 안 잡힐 수도(?) 있었던 그간의 이야기를 남겨볼까 한다.

내가 낙찰 받은 물건은 보증금을 전부 받아 가는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으로,
당연히 배당일이 되면 보증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슬슬 이사 준비를 할 줄 알았다.

인도명령도 신청해 두었는데 송달료를 미리 냈지만 법원에 이를 알리지 않아 심문서 송달 시작이 늦어졌다.
인도명령 결정이 나기 전에 심문서를 먼저 송달하고 이에 임차인이 답변을 해야 하는 등,
인도명령을 신청한다고 해서 후다닥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심문서까지 받고 나면 나갈 준비를 할 줄 알았지만,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우선은 심문서가 3주 넘게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심문서만 도달하면 어느 정도 임차인도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이라 생각하여
배당일 이,삼일 전 뜬금없이 이사비를 요구해도 응하지 않고 마무리 지었는데 말이다.

이사비? 이건 무슨 말?

배당일을 앞두고 이사 준비는 잘 되어 가는지 먼저 연락을 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다.
시간도 부족하고 돈도 부족하고 이사 갈 집 찾기도 어렵단다.
내가 이사 준비하라고 한 것만 해도 이미 몇 달 전부터고,
그 훨씬 전부터 경매로 넘어가면서 배당 요구를 했다면 이사 준비를 했을 것 아닌가????

그런데 그동안은 없던 문장 하나가 추가되었다.
관례로 이사비를 준다던데..

솔직히 배신감(?)이 느껴졌다.
채무자도 아니고 잘 계약해서 살고 있던 임차인이라 서로 좋은 감정일 순 없어도 나쁜 감정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배당금도 다 받아가고 배당 요구도 본인이 결정한 것 아닌가?
그런데 뜬금 이사비라니.
결국은 이사비가 목적이었던 것인가...
그동안 한 번도 이사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는데 배당일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배당금을 다 받아가기 때문에 이사비는 드리지 않는다고 말을 했고,
돌아오는 답변은 계약 기간도 남았는데 본인들은 힘들다는 것이다.

이때 나는 일단 알겠다고 했고,
어차피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서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심문서가 송달되기를 바라며 마음 편히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심문서가 도달하지 않은 채 3주가 흐른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절차대로 하려고 했다.
첫 물건인데 별거 다 해보겠네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시간이 문제였다.
다음 달에 정작 내가 시간이 부족할 거 같았고,
어느 정도 이사비를 주고 빨리 명도를 끝내는 게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마지막 연락이 있고 3주 정도 흐른 뒤, 임차인과 통화를 했다.
역시나 임차인은 이사비에 집중되어 있었다.
본인이 버티면 버틸수록 당하지 않아도 되는 일 - 인도명령, 강제집행 등, 더 나아가 불법 점유비 지급까지? - 이 발생할 수 있는데
왜 그러는 걸까?

왜 그러시느냐 물어봤더니 언성을 높인다.
계약 기간도 남았고,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법적으로만 그렇게 하면 우리가 어떻겠느냐고, 원만히 해결하면 될 일 아니냐면서.
(결국은 이사비가 목적이시잖아요..)

그동안 파악한 임차인은 본인의 뜻에 맞지 않으면 언성을 높이는 스타일이었다.
내용증명을 보냈을 때도 협박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지금까지는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응했는데,
이번에는 나도 언성을 좀 높였다.

매번 얘기하는 계약 기간부터 시작했다.

계약은 전 소유자와 하신 거고, 배당 요구하시는 순간부터 이사 가시겠다고 의사 표현하신 거 아니냐고.
내용증명도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안내드린 거고 이사 준비 시간도 충분히 드렸지 않느냐고.
이미 배당일이 훌쩍 지났고 지금 불. 법. 점. 유 하고 계시는 거라고.
마지막으로,
이 달 안으로만 가시면 이사비 절충해서 드리려고 협의차 연락드린 건데 왜 언성을 높이시냐고.

역시 아직은 안타깝게도 목소리가 커야 이기는 것인가??
그리고 곧바로 임차인은 이사비 이야기에 목소리가 가다듬어졌다.
게다가 배당 요구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에 있어 본인이 할 수 있었던 선택과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알려드리기 까지 했다.
계속 살고 싶으셨던 거 같은데 그랬으면 배당 요구를 하지 마셨어야 한다면서(후...)

그래서 잘 마무리되었느냐고?
이건 다음 편에 이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갈 길이 멀다.)

+) 협의 하루 전, 읽은 책 '협상의 신'
여기에서 말하더라.
상대방의 요구와 욕구를 파악하라고.
그런데 임차인의 요구와 욕구는 동일했나 보다. 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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